본문 바로가기

야구2

29년의 기다림. 우리의 악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어쩌다 프로 야구 경기를 보러 갔던 날, 그 날이 시작이었다. 자연스레 앉은 자리에 따라 엘지 트윈스를 응원하게 됐다. 성급한 판단이었다. 우리 팀은 약 10년간 줄곧 하위권에 머물며 당시 친구들에게 온갖 조롱과 멸시를 받았어야만 했다. 1995년생인 나로서는 우리 팀의 마지막 우승이 94년도이니 우승을 간접적으로나마 겪은 적도 없다. 10년이 넘는 암흑기의 세월 동안 영구결번의 이병규, 박용택 선수도 우승반지 하나 없이 필드를 떠나 보내야 했다. 2020년대 들어서 부터인가 엘지가 점차 리그 내 강팀의 면모를 보이며 가을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우승은 그저 남의 얘기로만 생각했었는데 언젠가부터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정규 시즌을 1등으.. 2023. 11. 15.
1안타 1볼넷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인 양준혁 전 선수는 선수 시절 18년 동안 경기에서 안타 하나, 볼넷 하나 받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경기에 임했다고 한다. 1안타 1볼넷 1삼진. 오늘 사회인 야구경기에서 내가 낸 성적이다. 사회인 야구를 프로야구에 직접적으로 매칭시킬 수는 없지만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끝나고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타석이 삼진이었기 때문이고, 안타 하나 더 치고 싶은 마음에 휘두르지 말아야 할 공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나는 자타공인 타격 부문에서 팀의 주축 선수가 아니다. 1안타 1볼넷이면 나쁘지 않게 잘 한거다. 득점찬스라고 욕심부린 것이다. 야구에서 자신감은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감과 욕심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역시 야구 어렵다. 그래서 재밌고. 2023. 6. 3.